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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닭볶음면 인기에 현지 한식당에서도 자체 생산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5.04.30

불닭볶음면 인기에 현지 한식당에서도 자체 생산


튀르키예에서 새로운 한류 열풍이 불고 있다. 기존에 대표 K-푸드로 꼽히던 불고기와 비빔밥, 떡볶이가 아닌 K-매운맛 식품들의 인기가 바로 그것이다. 한국의 김치와 치즈의 맛을 조합해 나온 수프가 슈퍼마켓에서 판매되고 있고, 매운 떡볶이와 같은 한국 특유의 매콤한 맛을 자랑하는 음식들이 외식, 배달, 온라인 유통, 소셜미디어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그 가운데 특히 불닭볶음면의 인기가 대단하다. 통신원은 이전에서도 불닭볶음면의 인기에 대해 언급한 바 있지만 지금은 이전 상황과는 차원이 다르다.


< 일반 마켓에서 판매되고 있는 매운맛 김치와 치즈맛 수프 - 출처: 통신원 촬영 >


지금의 불닭볶음면 열풍은 단순한 맛의 유행을 넘어 콘텐츠와 이커머스, 새로운 정체성의 일부로도 자리 잡고 있다. 현지 유명 한식당에서는 불닭볶음면의 인기에 힘입어 튀르키예인들의 입맛에 맞는 라면을 자체 개발해 생산, 유통, 판매하는 단계까지 이르렀다. 포장은 소비자들이 매운맛 신라면 제품을 연상할 수 있도록 기존의 디자인과 비슷하게 제작됐다. '튀르키예'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케밥'이지만 K-푸드의 매운맛이 현지인들 사이에서 큰 매력을 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단순히 맵기만 한 것이 아니라 맵고 달고 짠 K-푸드의 감칠맛 나는 조화가 새로운 감각적 자극을 선사한다. 오랜 인류 역사와 함께 음식의 역사도 깊이 간직하고 있는 튀르키예인들은 자국의 음식 문화에 대한 자부심 또한 대단하다.


그 때문에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해외 국가들의 음식들이라도 튀르키예에서는 뿌리내리기가 결코 쉽지 않다. 현지에서 불고 있는 불닭볶음면의 인기에 더 놀랄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통신원은 이번 취재를 위해 K-푸드 중에서도 매운맛 음식으로 대표되는 불닭볶음면의 인기가 어떤 경로로 유통되고 있으며 반응은 어떤지, 소비 전반의 현장을 돌아봤다. 앞서 자료수집 차원으로 온라인에서의 반응을 먼저 살펴봤다. 종교적으로 튀르키예인들의 99%가 무슬림이라는 점을 고려해 보면 단지 돼지기름이 함유되지 않은 할랄 식품이라는 안심만으로는 현재 일고 있는 불닭볶음면의 인기를 설명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 같은 배경 하에 튀르키예에서 불고 있는 불닭볶음면의 인기는 단순한 판매량 증가 정도로만 평가하기보다는 한국 라면을 대하는 현지인들의 인식이 예전과는 크게 달라졌을 것이라는 추론에 따라 온라인 반응부터 주의 깊게 살펴봤다. 튀르키예에서 불닭볶음면이 유통되는 경로를 보면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통해 활발한 소비가 이루어지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 경로를 보면 카르푸(CarrefourSA)와 미르로스(Migros), 빔(Bim)과 같은 대형 유통 업체들과 주유소 내 편의점(BP, Shell 등), 그리고 한인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다. 또한 트렌디욜(Trendyol), 헵시부라다(Hepsiburada)와 같은 온라인 유통 채널을 통해서도 그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 불닭볶음면이 판매되고 있는 현지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 - 출처: 구글 >


그리고 틱톡과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미디어 기반의 소셜 커머스를 통해서도 불닭볶음면의 소비가 이루어지고 있다. 맛에 대한 반응도 "완벽하다.", "환상적이다.", "중독되는 맛이다.", "맛을 보고 바로 하나 더 주문했어요."와 같이 극호감을 보이는 반응들이 주를 이뤘다. 기존엔 K-드라마를 좋아하는 특정 한류 팬들 안에서만 주로 K-푸드가 소비됐다면 지금은 이커머스와 소셜미디어 이용자들까지 소비자의 범위가 대폭 확대됐다는 점에서 향후에는 불닭볶음면의 인기가 지금보다 더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된다.


< 불닭볶음면 챌린지 - 출처: 유튜브 >


여기에 게티르(Getir)와 예멕세페티(Yemeksepeti), 트렌디욜 고(Trendyol Go)와 같은 배달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실시간 리뷰들이 전파되며 현지 Z세대 및 1인 가구의 불닭볶음면 소비를 높이고 있다. 외국 식품에 대한 경계가 심한 튀르키예인들 사이에서 불고 있는 현재의 불닭볶음면의 인기는 '정보-신뢰-편의'라는 선순환 구조를 그리며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는 중이다. 그 가운데 현지 유명 한식당에서는 튀르키예들의 입맛에 맞는 면과 수프를 자체적으로 개발, 생산해 온라인 쇼핑몰에서 유통, 판매하는 것에 다다랐다.


< 대형 백화점 식품 코너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 불닭볶음면 - 출처: 통신원 촬영 >


통신원도 직접 온라인 쇼핑몰에서 주문을 해봤는데 깔끔한 포장에 배송도 신속했다. 가격도 개당 97리라로 현지에서 판매되고 있는 한국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보다 50리라~100리라 정도 저렴하다.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가성비 좋은 제품이라 할 수 있지만 면은 입맛에 맞지 않습니다.", "그야말로 완벽합니다.", "라면 수프에서 인공조미료(MSG)의 양을 줄이면 좋겠습니다."와 같이 아직 판매 초기라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한식당 자체에서 라면을 만들어 유통할 정도로 현지에서 체감하는 불닭볶음면의 인기는 그야말로 대단하다. 통신원은 이번 취재를 통해서 향후에도 불닭볶음면과 같은 제2의, 제3의 뜨거운 K-푸드 인기 아이템들이 계속 이어지기를 바라면서 세 가지를 제언하고자 한다.


< 튀르키예 한식당에서 자체 생산해 유통 및 판매하고 있는 소풍면 - 출처: 통신원 촬영 >


첫 번째는 대부분 이슬람을 종교로 가지고 있는 현지 소비자들을 위해 할랄 인증이 더 많은 품목들로 확대되어야 하고 두 번째는 챌린지와 같은 공략을 통해서도 제품에 대한 관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 마지막 세 번째는 튀르키예도 1인가구 비율이 지난 2015년 310만명에서 올해 530만명으로 지난 10년 사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만큼 1인가구들이 쉽고 빠르게 이용할 수 있는 이커머스 플랫폼이나 배달앱을 통한 전략을 세우는 것도 꼭 필요할 거란 제안을 해 본다. 지금의 불닭볶음면의 센세이션이 앞으로도 지속되길 바라고 동력을 얻어 현지화된 K-푸드 식품들까지도 큰 인기를 얻게 되기를 바란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AA》 (2025. 2. 7). Türkiye'de yalnız yaşayanların sayısı geçen yıl 5,3 milyonu aştı, https://www.aa.com.tr/tr/ekonomi/turkiyede-yalniz-yasayanlarin-sayisi-gecen-yil-5-3-milyonu-asti/3474699


- 트렌디욜(Trendyol), https://www.trendyol.com/home/sopung-kore-ramen-115-gr-p-848879290/yorumlar?boutiqueId=61&merchantId=1007802



성명 : 임병인[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튀르키예/이스탄불 통신원]

약력 : YTN world 해외 리포터, 민주평통 남유럽협의회 튀르키예 지회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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