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를 타고 부는 한국어 바람
2025년 현재 베트남 사회 전반에 걸쳐 한국어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는 한류 콘텐츠의 확산과 양국 간 경제 협력, 한국 기업의 현지 진출 확대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결과다. 특히 베트남 내 한국어 교육은 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정책 지원과 함께 다양한 사회적 채널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베트남 내 한국어 확산의 배경과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살펴봤다.
한국어, 공교육 안으로 들어오다
2021년 베트남 교육훈련부는 한국어를 제1외국어 시범 언어 중 하나로 지정하고 일부 지역에서 시범 교육을 시작했다. 이 결정은 초등학교 3학년부터 한국어를 정규 교과로 편성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이후 베트남 전역에서 한국어 교육이 공교육 안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계기가 됐다. 2025년 3월 기준 약 79개 초·중학교에서 한국어가 정규 교과로 채택됐으며 고등학교 약 80여 개교에서는 제2외국어 과목으로서 한국어 수업이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 하노이 L 중학교 한국어 수업 - 출처: 통신원 촬영 >
교실을 넘어 지역 사회로 확산
정규 교과과정 외에도 지역 기반의 한국어 교육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동나이성에서는 2024년부터 한국국제협력단(KOICA) 및 지역 교육청과 협력해 방과 후 및 주말 한국어 강좌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약 300명 이상의 학생들이 이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비교과 활동과 지역 사회 문화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어는 실용 외국어로 지역사회에서도 그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 베트남 중등 교육과정용 한국어 교과서 표지 - 출처: 베트남 출판사(Nhà xuất bản Giáo dục Việt Nam) >
캠퍼스 속 한국어 전공 열기
초, 중등 단계에서 기반을 다진 한국어 교육은 대학가에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5년 한국국제교류재단(KF) 베트남사무소 발표에 따르면 베트남 전역 48개 대학에 한국어학과 또는 관련 전공이 개설돼 있으며 해당 학과 재학생 수는 총 2만 7,222명에 달한다. 이는 전년대비 2개교, 2,112명이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20년과 비교하면 5년 만에 대학 수는 17개교, 학생 수는 9,500명 이상 증가한 것으로 한국어 교육의 장기적 확산세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페니카대, 다이남대, CMC대 등 사립대학이 한국어 학과를 적극적으로 신설했으며 전문대와 기술대 등 다양한 유형의 고등교육기관에서도 한국어 교육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학과 명칭도 '한국어학과'를 넘어 '한국어문화학과', '국제언어문화학부', '통번역학과' 등으로 다변화되며 어학 중심 교육을 넘어 실무 및 문화콘텐츠 분야까지 포괄하는 전문 교육으로 진화하고 있다.
< 한국어학과 개설 대학교 및 학과명 - 출처: 통신원 촬영 >
방송으로 확산되는 한국어
한국어 교육의 대중적 확산은 방송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베트남 국영 교육방송 VTV7은 2021년부터 세종학당재단과 협력해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 <한국어로 말해요(Cùng nói tiếng Hàn)>를 공동 제작 및 방영하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은 주 2회 황금시간대에 편성돼 한국어에 대한 기초 지식이 없는 일반 시청자에게도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시즌 1(2021)에 이어 시즌 2(2023)와 시즌 3(2024)도 연속 방영되며 큰 호응을 얻었다. 2024년 12월에는 두 기관이 업무협약을 체결해 콘텐츠 공동 제작과 중장기 협력의 기반도 마련했다. 이는 한국어 교육의 공공적 보급을 위한 대표적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 VTV7 '한국어로 말해요' 프로그램 포스터 - 출처: 세종학당재단 >
한국어 확산을 이끄는 주요 동력
베트남에서 한국어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배경에는 다양한 요인이 존재한다. 한국은 베트남의 최대 외국인 투자국이며 삼성전자, LG전자, 롯데 등 주요 한국 기업의 활발한 진출로 한국어 능력을 갖춘 인재에 대한 수요가 자연스럽게 증가하고 있다. 또한 K-드라마, 케이팝 등 다양한 한류 콘텐츠는 한국어에 대한 청소년과 청년 세대의 관심을 유도해 자연스럽게 학습 동기로 이어지고 있다. 아울러 유학, 취업, 국제결혼 등 실생활과 직결된 이유로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실용적 수요 또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베트남 내 한국어 교육은 단순한 외국어 학습을 넘어 문화, 경제, 사회를 연결하는 전략적 국가 자산으로 확장하고 있다. 공교육부터 고등교육, 방송과 콘텐츠, 지역 프로그램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한국어가 베트남 사회 전반에 확고히 뿌리내리고 있으며 이는 한-베 양국 간 인적 교류와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베트남 출판사(Nhà xuất bản Giáo dục Việt Nam), https://nxbgd.vn/
- 세종학당재단 보도자료 (2024. 7. 31). 세종학당재단, 베트남 교육방송(VTV7)서 한국어교육 프로그램 시즌3 첫 방송, https://ksif.or.kr/cop/bbs/selectBoardArticle.do?nttId=9220000006412&bbsId=BBSMSTR_000000000011&pageIndex=1
- 하노이 한국교육원 (2024). 2024~2025학년도 베트남 북부 초중등 한국어채택학교 현황, http://www.kecvn.com/sub/sub3_6.php
- 주베트남 대한민국 대사관, https://overseas.mofa.go.kr/vn-ko/brd/m_2214/view.do?seq=1345740, https://overseas.mofa.go.kr/vn-ko/brd/m_2228/view.do?seq=1281873
- 《Vietnamnet global》 (2021. 3. 7). Integrating foreign languages into education syllabus is normal occurrence: experts, https://vietnamnet.vn/en/integrating-foreign-languages-into-education-syllabus-is-normal-occurrence-experts-717493.html?utm
- 베트남 동나이(Đông Nai) 정부 뉴스 포털, https://dongnai.gov.vn/en/pages/newsdetail.aspx?CatId=229&NewsId=6531&utm
- 베트남 교육훈련부(MOET) 홈페이지, https://moet.gov.vn/tintuc/Pages/tin-tong-hop.aspx?ItemID=10358&utm
성명 : 이지은[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베트남/하노이 통신원]
약력 : YTN world 해외 리포터, 한국어 원어민 교사